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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영화는 현실을 이길 수 없다

5/10 
![o-THE-570.jpg](https://steemitimages.com/DQmTtdJ2TKRDk42sRkMhT2homzFwrxB7pCXF9ucozGWzNZc/o-THE-570.jpg)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전혀 포함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말의 영화로 찾아온 르캉입니다. 주말이 아닌 것 같다구요? 저는 금요일까지만 일하면 그만두니까 매일매일이 주말같은 기분이에요!

![F964J00KM3F9980H04JJ.jpg](https://steemitimages.com/DQmULh58AENcrX8gWE1FLJojK8JEQZdSdsiUbTLVuCdPm6K/F964J00KM3F9980H04JJ.jpg)

 날아갈 것 같은 이 기분!

어제 저녁에 매니저가 조조영화로 덩케르크를 보자고 하더라구요. 자기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굉장히 좋다고, 이것도 기대한다고 그랬어요. 뭐 저도 인셉션도 재미있게 봤으니까 덩케르크를 보기로 했죠. 

하지만 아침 07시 50분 조조영화는 좀 빡센 감이 있더라구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예매했으니 7시에 일어나 롯데시네마로 향했답니다. 영화관에 사람이 저희까지 해서 총 여섯명밖에 없더라구요. 여유로운 관람!

 하지만 관람이 끝나고 저는 조금 허무했어요! 덩케르크에서 느껴지는 게 뭐냐면요, 영국인한테 태극기 휘날리며나 고지전을 보여주면 느낄 법한 감정입니다. 분명히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이지만 내 일은 아니니까요.  마사토끼님의 매치스틱 트웬티에서 이런 말이 나오죠.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내 이야기, 내게 일어난 사건' 이라구요. 덩케르크 작전의 모티브가 된 다이나모 작전에 대해 들어 보신 분은 없죠? 도버 해협의 후퇴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분도 없을 거구요.

 게다가 개인의 서사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위기에 집중하고, 인물들의 시점이 확확 돌아가서 몰입하기 힘듭니다. 한 인물의 위기가 끝나면 다른 인물로. 위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다른 인물로. 발단에서 또 다른 인물로. 세 명의 종군기자가 찍은 다큐멘터리를 합쳤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저는 10점 만점에 5점을 줬습니다! 혹시 아이맥스로 본다면 평가가 좀 달라질 지 모르겠네요. 영화관들도 아이맥스에 집중한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게는 이야기 서사가 아쉬웠습니다. 다이나모 작전은 글로 읽기만 해도 스릴있고 재미있었는데, 영화로 나온 건 영 밋밋하고 지루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다이나모 작전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읽고 가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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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2차대전의 포화가 시작되던 1945년 5월 10일. 독일군의 전면적인 진격으로 인해 서부전선이 함락됩니다. 벨기에의 아르덴 삼림을 거쳐 온 독일 전차부대는 영국, 프랑스 연합군과 베네룩스 3국의 부대를 짓밟았고, 연합군은 패주를 거듭하며 덩케르크 지방까지 밀려나게 되지요. 

연합군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온전한 영국  2개 전차연대와 프랑스 잔존 전차부대가 합동해 독일 보급군을 공격한 아라스 전차전에서도 2/3의 전차부대 손실을 기록했고, 부대는 완전히 와해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독일군이 기갑 부대의 고립을 우려해서 진격 속도를 늦추고 기갑부대와 보병 부대가 동시에 진격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진격한 기갑 부대를 덩케르크에서 다시 불러들인 덕에 연합군은 겨우 덩케르크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었죠.

하지만 덩케르크에는 33만명의 패잔병이 남아있었고, 영국군이 구원군을 파견해 봤자 포로의 수만 늘려줄 게 뻔 했습니다.  결국 할 수 있는 선택은 단 하나였습니다. 어떻게든 배들을 긁어모아 연합군을 모조리 후퇴시켜야 한다. 

하지만 영국군이 가용할 수 있는 해군 선박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답게 해군도 빵빵했지만 그만큼 지켜야 할 바다도 많았죠. 지중해,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의 전선 유지와 노르웨이 철수 작전에도 배를 할당해야 했습니다.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에까지 협조 요청을 해 배를 긁어모았지만 아직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선박까지 징발요청을 보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선박들이 왔습니다. 심지어 내 배를 애송이 해군에게 맡길 수 없다며 선주들이 직접 배를 몰고 왔죠. 어선, 요트, 화물선, 유람선 등이 덩케르크의 해안에 모여들었습니다. 영국 해군은 이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하며, 기함에만 게양 가능한 성 조지기를 작전 기간 동안 모든 배에 게양을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9일간 덩케르크 해안에서의 철수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이틀간 4만 5천명을 실어 나를 계획이었지만 거친 날씨로 인해 2만 5천명만 철수할 수 있었죠. 영국군은 절망에 빠졌으나, 귀신같이 영국 해협이 잠잠해졌습니다. 후퇴에 속도가 붙었죠. 하지만 독일군도 그걸 두고 보고만 있진 않았습니다. Ju87, Ju 88 등의 폭격기가 하늘을 날아 후퇴 선박들의 머리 위에 폭탄을 뿌려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작전 기간동안 영불 해협에 뒤덮인 구름은 영국 선단을 가려주었습니다. 또한 연합군을 지켜내기 위해 불세출의 전투기 스핏파이어가 하늘을 날았죠. 독일의 조종사들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출격하는 영국군의 강력한 공세를 뚫어내야 했습니다.  9일동안 4,822소티의 출격이 이뤄졌지요. 독일 폭격기들은 이를 악물고 배들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겨우 구축함 13척, 대형 선박 9척, 그리고 소형 선박 200여척 등 총 272척만을 침몰 및 파괴시킬수 있었습니다. 후퇴 작전에 860여척의 선박이 동원됐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죠. 전쟁 중 가장 어려운 것은 퇴각이니까요.

 하지만 안전한 퇴각을 위해 치른 대가는 컸습니다. 난전 속에서 영국 공군기는 471기의 손실을, 독일은 132기의 손실을 입었지요. 영국 - 독일 항공전의 시작치고는 좋지 않았죠. 하지만 이 희생을 바탕으로 33만명이 덩케르크를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하루마다 탈출한 사람들의 수입니다.

5월 27일 7,669명
5월 28일 17,804명
5월 29일 47,310명
5월 30일 53,823명
5월 31일 68,014명
6월 1일 64,429명
6월 2일 26,256명
6월 3일 26,746명
6월 4일 26,175명

총 합
338,226명

덩케르크 작전은 서부전선의 몰락으로 패배의식이 짙어져 가던 연합군에게 힘을 북돋고 사기를 크게 올렸으며, 향후 대반격을 가능하게 했죠. 물론 완전한 성공은 아니었습니다. 호위를 위해 남아있던 프랑스군 2개 사단 3만 4천여명은 그대로 포로가 되었으며, 막대한 양의 전쟁물자도 넘겨 주고 말았습니다. 식량과 피복, 탄약, 야포 880문, 대구경포 310문, 대공포 500문, 대전차포 850문, 기관총 11,000정, 전차와 장갑차량 475대, 오토바이 20,000대 등이었죠(위키 참조).

어때요?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는 진행과정 아닌가요? 그래서 저는 영화보다 소설을 좋아한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도 무조건 책! 어쩌다 보니 영화 리뷰가 아니라 덩케르트 전쟁 리뷰가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보다는 2차대전 세계사를 읽으세요!

여담 : 실제로는 병사들의 80% 이상이 항구의 방파제에서 42척의 구축함 등 기타 대형 선박에 탑승해 철수하였다.

[소설의 밤]할 말이, 많은데. -4-

저녁 여덟시에 잠들면 새벽 네시에 깨게 돼요. 


깊은 밤에 일어나면요, 몸을 떠나 있던 영혼이 캄캄해서 길을 찾지 못하고 몸까지 돌아오는 데에 한참 걸린대요. 그래서 한 밤중에 깼을 때 발이 이곳 저곳 헛디디게 되고, 아무것도 볼 수도 없고, 내가 지금 깨어 있는 건지 자고 있는 건 지도 모르는 거래요. 


 영혼이 몸 안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며 어두운 방 안을 기었죠. 어둠을 물 삼아 헤험치는 기분이었어요. 더듬거리며 안경을 찾고, 지갑을 찾고, 핸드폰을 찾았어요. 핸드폰의 전원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 것도 없었죠. 새로 온 알림이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나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걸 확인하자 길고 긴 바늘이 심장의 혈관, 좌심실과 우심실 모두를 쿡 찌르고 지나갔어요. 너무 아파서 몸을 웅크렸죠. 


 뭔가 마셔야 했어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밖으로 나와 산동네 초어귀에 있는 편의점을 찾아 내려갔어요. 방 구석에 굴러다니던 동전 세 개와 주머니 속의 구겨놓은 지폐 한 장으로 소주를 샀죠. 알바는 피곤에 찌들어 있었고, 목소리는 사무적이었어요. 힘든 사람을 보자 조금 위안이 되었지만, 편의점에서 나와 내 집 쪽을 바라보자 기분이 더 어두워졌어요. 


 집을 찾을 수도 없게 어두운 밤이 산을 뒤덮고 있었죠. 소주병을 따서 조금씩 몸 속으로 흘려넣었어요. 아직 침침한 머릿속을 알콜이 치고 지나갔어요. 산 아래와 산 위를 번갈아 쳐다봤지만 가고 싶은 곳은 아무데도 없었어요. 원래대로라면 다시 집으로 돌아갔겠지만 조그만 변덕을 부려 산동네 아래로 내려갔어요. 산동네 입구와 광안지구 사이를 가르는 정류장을 지나고 카페 바리스타를 지나서, 더욱 더 깊숙이.


새벽부터 일을 하는 차가 있었어요. 화분들을 잔뜩 바닥에 부려놓고는 털털거리며 떠나갔고, 가게 앞에 잔뜩 나온 화분은 제각기 피어 있었어요. 꽃망울이 잔뜩 맺힌 것, 반쯤 피어 향기를 풀어내는 것, 길쭉하니 내 키만큼 큰 것. 하나같이 자기주장이 넘쳤어요. 향기가 밤공기 사이로 흘러 넘쳤어요. 하지만 내 눈을 끈 건 연푸른빛의 수국이었어요. 큼직한 물방울을 떼어낸 것처럼 탐스러웠죠. 잘못 건드리면 쏟아져 버릴 것 같아서, 조심스레 꽃 속으로 손을 넣어서 만져보았어요.

 

예쁘죠?


누나가 내게 던진 첫 마디였어요. 메이저리그의 170km 강속구 투수처럼 너무나 시원하게, 한 번도 안타를 맞아 본 적 없는 것처럼 내게 말했죠. 누나의 까만 눈동자가 반짝였어요. 누나가 수국 옆에 쭈그려 앉아 나를 보는 데 환하게 빛났어요. 나는 얼굴 가득 피어있는 미소에 눈길을 빼앗겼어요. 해가 천천히 떠오르고 있어서 얼굴에 검푸른색 어둠이 져 있었지만 누나의 웃음은 그런 걸로 가려지지 않았었어요.


어. 예쁘지 않아요?


[백일장 참여]


꽃비가 똑똑 내렸죠
등나무 한 그루 혼자 머리카락을 빗다가
외로움 못 이겨 이리저리 흔들리고

나도 벤치를 쓸어내고
앉아 자판을 두드려요
등나무 꽃 한 송이쯤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런 예쁜 일이 있었다고 얘기할까
하면서도

속은 배배 꼬여가고 
결국은 나무 껍질같은 마음으로
말들을 닫아 버리고

꽃들은 어쩌면
영원히 살 수 있지만
아, 외롭다 말하고
똑똑 떨어지는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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